영단어 오래 기억하는 법: 연구로 확인된 방법은 두 가지예요
영단어를 외우는 방법은 많아요. 단어장을 여러 번 읽기, 깜지처럼 여러 번 쓰기, 형광펜 긋기, 발음이 비슷한 우리말로 연상하기까지요. 그런데 이 방법들을 실제로 비교한 연구를 보면 결과가 꽤 분명해요.
세 줄 요약
- 공부법 10가지를 비교한 연구에서 효과가 크다고 나온 건 꺼내 보기(연습 시험)와 나눠서 공부하기(분산 학습) 두 가지뿐이에요.
- 단어를 한 번 맞혔다고 다시 읽기만 하면 1주 뒤 기억에 거의 도움이 안 돼요. 맞힌 단어도 계속 문제로 풀어야 해요.
- 같은 시간을 쓴다면 하루에 몰아서 하는 것보다 여러 날에 나눠서 보는 쪽이 훨씬 오래 남아요.
공부법 10가지를 비교한 연구
2013년 미국 심리학자 던로스키(Dunlosky)와 동료들은 학생들이 흔히 쓰는 공부법 10가지를 수백 편의 연구로 비교했어요. 각 방법이 여러 과목, 여러 나이, 여러 시험 방식에서 효과가 있는지를 따져 '높은 효용', '중간 효용', '낮은 효용'으로 나눴죠.
| 효용 | 공부법 |
|---|---|
| 높음 | 연습 시험(스스로 문제 풀기), 분산 학습(시간을 나눠 공부하기) |
| 중간 | 왜 그런지 스스로 묻기, 스스로 설명하기, 여러 유형 섞어 연습하기 |
| 낮음 | 요약하기, 형광펜 긋기, 키워드 연상법, 머릿속 그림 그리기, 다시 읽기 |
'높은 효용'을 받은 건 연습 시험과 분산 학습 둘뿐이었어요. 반대로 많은 사람이 가장 많이 쓰는 다시 읽기와 형광펜은 '낮은 효용'이었고요.
영단어로 옮기면 이렇게 돼요.
- 단어장을 눈으로 다시 읽기 → 효과가 작아요.
- 영어를 보고 뜻을 떠올려 보기, 뜻을 고르는 문제 풀기 → 효과가 커요.
- 하루에 100개를 몰아서 보기 → 효과가 작아요.
- 같은 단어를 며칠, 몇 주에 걸쳐 다시 보기 → 효과가 커요.
방법 1. 꺼내 보기: 맞힌 단어도 다시 문제로
2008년 _Science_에 실린 카픽(Karpicke)과 뢰디거(Roediger)의 실험은 외국어 단어 학습에서 이 차이를 잘 보여 줘요. 학생들이 외국어 단어를 공부하다가 한 번 맞힌 단어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집단을 나눴어요.
- 맞힌 단어를 다시 읽기만 한 집단: 1주 뒤 기억에 추가 효과가 없었어요.
- 맞힌 단어를 다시 문제로 푼 집단: 1주 뒤 기억이 크게 좋았어요. 대학 보도자료에 따르면 약 80%를 기억했어요.
더 흥미로운 건 학생들 스스로의 예측이에요. (테스트 효과는 보기만 하면 안 남아요에서 더 자세히 다뤘어요.) 자기가 얼마나 기억할지 예측한 값은 실제 성적과 관계가 없었어요. "이 단어는 이제 알아"라는 느낌은 믿을 만하지 않다는 뜻이에요.
몇 가지를 더 알아 두면 좋아요.
- 정답 확인이 중요해요. 객관식은 오답 보기를 잘못 외울 위험이 있지만, 문제를 푼 뒤 정답을 보여 주면 정답은 늘고 오답 학습은 줄었어요(Butler & Roediger, 2008).
- 철자를 쓸 필요가 없으면 고르기도 효율적이에요. 철자를 직접 써야 하는 지식은 떠올려 쓰기가 유리하고, 뜻을 알아보는 지식은 고르기가 더 효율적이었어요(Nakata, 2016). 토익처럼 보고 듣고 고르는 시험이라면 뜻 고르기 문제로도 충분해요.
- 어렵게 떠올릴수록 더 오래 남아요. 잊을락 말락 할 때 겨우 떠올린 단어가 더 단단해졌어요(Pyc & Rawson, 2009). 쉬운 문제만 계속 푸는 건 손해예요.
방법 2. 나눠서 공부하기: 간격 효과
같은 시간을 공부해도 한 번에 몰아서 하는 것보다 여러 번에 나눠서 하면 더 오래 기억해요. 이를 간격 효과(spacing effect)라고 해요.
- 2006년 세페다(Cepeda) 연구팀은 184편 논문, 317개 실험을 모아 분석했어요. 나눠서 공부하는 쪽이 일관되게 오래 기억했고, 기억해야 할 기간이 길수록 복습 간격도 길어야 했어요.
- 2022년 김(Kim)과 웹(Webb)은 외국어 학습만 따로 모아 분석했어요(37편). 시간이 지난 뒤 본 시험에서 간격 학습의 효과 크기는 0.80이었고, 단어 학습(1.15)이 문법 학습(0.11)보다 효과가 훨씬 컸어요. 연구자들은 출판 편향을 보정하면 효과가 다소 작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어요.
간격 효과가 단어 학습에서 특히 크다는 건 좋은 소식이에요. 언제, 얼마나 간격을 둬야 하는지는 망각곡선과 간격 효과 글에 따로 정리했어요.
덜 효과적이거나 조심해야 할 방법
- 비슷한 단어를 한꺼번에 외우기: 뜻이 비슷한 새 단어를 같이 배우면 점수는 비슷해도 서로 헷갈리는 실수가 더 많았어요(Nakata & Suzuki, 2019). invoice, receipt, bill을 한 번에 외우기보다 따로 나눠 배우는 게 나아요. 자세한 내용은 비슷한 영단어를 한꺼번에 외우면 헷갈리는 이유에 정리했어요.
- 처음부터 새 단어로 문장 쓰기: 같은 시간에 단어를 반복해 보는 것보다 단어 형태를 덜 외웠다는 연구가 있어요(Barcroft, 2004). 문장 쓰기는 단어가 어느 정도 익은 뒤가 나아요.
- 연상 기억법(키워드법): 발음이 비슷한 우리말과 그림으로 연결하는 방법은 짧은 기간에는 효과가 컸어요. 한 실험에서는 72% 대 46%였어요(Atkinson & Raugh, 1975). 하지만 쓸 수 있는 단어가 한정적이고 효과가 오래가지 않아 '낮은 효용'으로 분류됐어요(Dunlosky 외, 2013). 계속 틀리는 단어에만 보조로 쓰는 정도가 좋아요.
단어를 '안다'는 건 뜻만 아는 게 아니에요
언어학자 네이션(Nation)은 단어를 안다는 걸 소리, 철자, 뜻, 문법 기능, 함께 쓰이는 단어(연어), 쓰임의 제약까지 아는 것이라고 설명해요. 그래서 단어는 발음과 예문을 함께 봐야 해요. 특히 토익 L&R은 듣기와 읽기가 각 495점으로 절반씩이라, 소리를 듣고 알아보지 못하면 점수의 절반을 놓치게 돼요.
정리: 오늘부터 바꿀 수 있는 것
- 읽지 말고 풀어요. 영어를 보고 뜻을 먼저 떠올린 뒤 답을 확인해요. 단어장을 넘기며 눈으로만 보는 시간은 줄여요.
- 맞힌 단어도 버리지 않아요. "외웠다"는 느낌은 믿을 만하지 않아요. 며칠 뒤에 다시 문제로 확인해요.
- 매일 조금씩 나눠요. 하루에 몰아서 100개보다 매일 10개와 복습이 오래 남아요. 몇 개가 적당한지는 영단어 하루 몇 개 외워야 할까에서 계산해 봤어요.
- 발음과 예문을 함께 봐요. 뜻만 외운 단어는 듣기와 실제 문장에서 잘 안 떠올라요.
- 목표에 맞는 단어부터 해요. 토익이 목표라면 토익 단어보다 기초 어휘가 먼저일 수 있어요. 이유는 토익 지문을 읽으려면 영단어 몇 개가 필요할까에 정리했어요.
잊기전에는 이렇게 만들었어요
잊기전에는 위 두 방법을 앱의 본체로 삼았어요. 복습은 모두 문제로 풀고, 문제를 푼 뒤에는 항상 정답을 보여 줘요. 맞힌 단어도 목록에서 빠지지 않고, 단어마다 다음 복습 날짜를 간격 반복 알고리즘(FSRS)이 계산해요. 뜻이 비슷한 새 단어는 같은 묶음에 함께 나오지 않게 했고, 모든 단어에 발음과 예문을 넣었어요.
참고문헌
- Dunlosky, J., Rawson, K. A., Marsh, E. J., Nathan, M. J., & Willingham, D. T. (2013). Improving students' learning with effective learning techniques. Psychological Science in the Public Interest, 14(1), 4–58. https://doi.org/10.1177/1529100612453266
- Karpicke, J. D., & Roediger, H. L. (2008). The critical importance of retrieval for learning. Science, 319(5865), 966–968. https://doi.org/10.1126/science.1152408
- Butler, A. C., & Roediger, H. L. (2008). Feedback enhances the positive effects and reduces the negative effects of multiple-choice testing. Memory & Cognition, 36(3), 604–616. https://doi.org/10.3758/mc.36.3.604
- Nakata, T. (2016). Effects of retrieval formats on second language vocabulary learning. IRAL, 54(3), 257–289. https://doi.org/10.1515/iral-2015-0022
- Pyc, M. A., & Rawson, K. A. (2009). Testing the retrieval effort hypothesis. Journal of Memory and Language, 60(4), 437–447. https://doi.org/10.1016/j.jml.2009.01.004
- Cepeda, N. J., Pashler, H., Vul, E., Wixted, J. T., & Rohrer, D. (2006). Distributed practice in verbal recall tasks. Psychological Bulletin, 132(3), 354–380. https://doi.org/10.1037/0033-2909.132.3.354
- Kim, S. K., & Webb, S. (2022). The effects of spaced practice on second language learning: A meta-analysis. Language Learning, 72(1), 269–319. https://doi.org/10.1111/lang.12479
- Nakata, T., & Suzuki, Y. (2019). Effects of massing and spacing on the learning of semantically related and unrelated words. Studies in Second Language Acquisition, 41(2), 287–311.
- Barcroft, J. (2004). Effects of sentence writing in second language lexical acquisition. Second Language Research, 20(4), 303–334.
- Atkinson, R. C., & Raugh, M. R. (1975). An application of the mnemonic keyword method to the acquisition of a Russian vocabulary.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Human Learning and Memory, 1(2), 126–133.
- Nation, I. S. P. (2013). Learning Vocabulary in Another Language (2nd ed.). Cambridge University Pres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