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만 하면 안 남아요: 영단어는 꺼내 보는 공부(테스트 효과)로
시험 전날 단어장을 여러 번 훑어보면 다 아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그런데 막상 시험지에서 그 단어를 보면 뜻이 안 떠올라요. 눈에 익은 것과 떠올릴 수 있는 것은 다르기 때문이에요. 이 차이를 다룬 연구가 테스트 효과(testing effect)예요.
세 줄 요약
- 같은 시간이면 다시 읽기보다 스스로 문제를 푸는 쪽이 훨씬 오래 기억해요. 여러 메타분석에서 일관되게 확인됐어요.
- 한 번 맞힌 단어도 다시 문제로 풀어야 해요. 다시 읽기만 하면 1주 뒤 기억에 도움이 거의 없었어요.
- 객관식이든 주관식이든 푼 뒤 정답을 확인해야 효과가 커지고, 오답을 잘못 외우는 일도 줄어요.
다시 읽기 vs 다시 풀기
글 읽기 실험 (2006)
뢰디거(Roediger)와 카픽(Karpicke)은 대학생들에게 짧은 글을 공부하게 했어요. 한 집단은 글을 다시 읽고, 다른 집단은 글을 덮고 기억나는 대로 써 봤어요.
- 5분 뒤 시험에서는 다시 읽은 집단이 조금 나았어요.
- 이틀 뒤, 1주 뒤 시험에서는 써 본 집단이 확실히 나았어요.
바로 다음에는 다시 읽기가 나아 보이지만, 오래 남는 건 꺼내 본 쪽이었어요.
외국어 단어 실험 (2008)
같은 연구자들이 2008년 _Science_에 실은 실험은 외국어 단어로 했어요. 핵심은 한 번 맞힌 단어를 어떻게 하느냐였어요.
| 맞힌 단어를 | 1주 뒤 기억 |
|---|---|
| 목록에서 빼고 다시 읽기만 함 | 추가 효과 거의 없음 |
| 계속 문제로 다시 풂 | 크게 향상 (약 80% 기억, 대학 보도자료 기준) |
더 놀라운 건 학생들의 자기 예측이었어요. 자기가 1주 뒤 얼마나 기억할지 예측한 값은 실제 성적과 관계가 없었어요. "이 단어 이제 알아"라는 느낌으로 단어를 빼면 손해라는 뜻이에요.
여러 연구를 모아 보면
테스트 효과는 한두 실험의 결과가 아니에요. 여러 메타분석(Rowland, 2014; Adesope 외, 2017 등)에서 평균 효과 크기가 0.50~0.61로 나왔어요. 교육 연구에서 꽤 큰 효과예요. 공부법 10가지를 비교한 연구(Dunlosky 외, 2013)에서도 연습 시험은 '높은 효용'을 받은 두 가지 중 하나였어요. 나머지 하나는 나눠서 공부하기였고요.
왜 꺼내 보면 더 잘 남을까
기억은 넣을 때보다 꺼낼 때 더 단단해져요. 뜻을 떠올리려고 애쓰는 과정 자체가 그 단어로 가는 길을 넓혀요. 그래서 어렵게 떠올릴수록 더 오래 남아요(Pyc & Rawson, 2009). 심리학자 비요크(Bjork)는 이렇게 당장은 힘들지만 오래 남게 하는 어려움을 '바람직한 어려움'(desirable difficulties)이라고 불렀어요.
다시 읽기는 반대예요. 답이 눈앞에 있으니 떠올릴 일이 없어요. 술술 읽히니 "아는 것 같은" 느낌만 커져요.
객관식 vs 주관식, 무엇이 나을까
연구 결과가 엇갈려요.
- 메타분석끼리도 객관식과 단답형 중 무엇이 나은지 결과가 다르게 나왔어요.
- 한 대학 강의 실험(Greving & Richter, 2018)에서는 단답형만 효과가 있었고 객관식은 효과가 없었어요.
- 외국어 단어를 다룬 나카타(Nakata, 2016)는 철자를 직접 써야 하는 지식은 떠올려 쓰기가, 철자가 필요 없는 지식은 고르기가 더 효율적이었다고 봤어요.
그래서 목적에 맞추는 게 좋아요.
- 영작이나 말하기처럼 단어를 직접 써야 한다면 떠올려 쓰는 연습이 필요해요.
- 토익처럼 보고 듣고 알아보는 시험이라면 먼저 뜻을 떠올려 본 뒤 고르는 방식으로도 충분히 효율적이에요.
정답 확인은 꼭 필요해요
객관식에는 함정이 하나 있어요. 오답 보기를 정답으로 잘못 외울 수 있다는 거예요. 버틀러(Butler)와 뢰디거(2008)의 실험에서 문제를 푼 뒤 정답을 보여 주면, 바로 보여 주든 나중에 보여 주든 정답은 늘고 오답 학습은 줄었어요. 테스트 효과 메타분석에서도 피드백이 효과를 키웠어요.
한 번에 여러 번 풀면 더 좋을까
같은 단어를 한자리에서 다섯 번, 일곱 번 떠올리면 점수가 조금 오르긴 해요. 하지만 일본인 학습자 98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Nakata, 2017)에서 같은 시간 대비로는 한 번 떠올리는 쪽이 가장 효율적이었어요. 한자리에서 여러 번보다 며칠에 걸쳐 한 번씩 꺼내 보는 게 나아요. 하루 분량은 영단어 하루 몇 개 외워야 할까에 정리했어요.
혼자 공부할 때 이렇게 해 보세요
- 영어만 보고 뜻을 먼저 말해 봐요. 단어장의 뜻 부분을 가리고, 떠올린 다음에 확인해요.
- 맞힌 단어도 빼지 말아요. 며칠 뒤에 다시 물어봐요.
- 틀린 단어는 정답을 확인하고 넘어가요. 틀린 채로 두지 말아요.
- 한자리에서 같은 단어를 여러 번 반복하지 말아요. 다른 단어를 풀고 나중에 다시 돌아와요.
잊기전에는 이렇게 만들었어요
잊기전에의 복습은 모두 문제예요. 영어를 보고 뜻을 떠올린 뒤 고르기, 발음을 듣고 뜻 고르기, 예문 빈칸에 맞는 단어 고르기 세 가지가 섞여 나와요. 새 단어도 소개 화면에서 뜻을 바로 보여 주지 않고 먼저 떠올려 보게 해요. 문제를 푼 뒤에는 맞혔든 틀렸든 정답을 보여 줘요. 맞힌 단어도 목록에서 빠지지 않고, 단어장에서 단어를 다시 읽는 건 학습 기록에 넣지 않아요. 한 번 학습에서 같은 단어가 나오는 횟수에는 상한을 뒀어요.
참고문헌
- Roediger, H. L., & Karpicke, J. D. (2006). Test-enhanced learning: Taking memory tests improves long-term retention. Psychological Science, 17(3), 249–255. https://doi.org/10.1111/j.1467-9280.2006.01693.x
- Karpicke, J. D., & Roediger, H. L. (2008). The critical importance of retrieval for learning. Science, 319(5865), 966–968. https://doi.org/10.1126/science.1152408
- Rowland, C. A. (2014). The effect of testing versus restudy on retention: A meta-analytic review of the testing effect. Psychological Bulletin, 140(6), 1432–1463. https://doi.org/10.1037/a0037559
- Adesope, O. O., Trevisan, D. A., & Sundararajan, N. (2017). Rethinking the use of tests: A meta-analysis of practice testing. Review of Educational Research, 87(3), 659–701.
- Dunlosky, J., Rawson, K. A., Marsh, E. J., Nathan, M. J., & Willingham, D. T. (2013). Improving students' learning with effective learning techniques. Psychological Science in the Public Interest, 14(1), 4–58. https://doi.org/10.1177/1529100612453266
- Pyc, M. A., & Rawson, K. A. (2009). Testing the retrieval effort hypothesis. Journal of Memory and Language, 60(4), 437–447. https://doi.org/10.1016/j.jml.2009.01.004
- Bjork, R. A. (1994). Memory and metamemory considerations in the training of human beings. In J. Metcalfe & A. Shimamura (Eds.), Metacognition: Knowing about knowing (pp. 185–205). MIT Press.
- Greving, S., & Richter, T. (2018). Examining the testing effect in university teaching: Retrievability and question format matter. Frontiers in Psychology, 9, 2412. https://doi.org/10.3389/fpsyg.2018.02412
- Nakata, T. (2016). Effects of retrieval formats on second language vocabulary learning. IRAL, 54(3), 257–289. https://doi.org/10.1515/iral-2015-0022
- Butler, A. C., & Roediger, H. L. (2008). Feedback enhances the positive effects and reduces the negative effects of multiple-choice testing. Memory & Cognition, 36(3), 604–616. https://doi.org/10.3758/mc.36.3.604
- Nakata, T. (2017). Does repeated practice make perfect? The effects of within-session repeated retrieval on second language vocabulary learning. Studies in Second Language Acquisition.

